[8·31 후속 서민 주거복지 대책] 국민임대주택 공급도 늘려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대출을 받지 못했던 사람들도 오는 6월부터는 서울에서 5000만 원 이하 전셋집을 구할 때 최대 3500만 원까지 연 2%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오는 7월부터 전용면적 25.7평 이하 서민용 주택 택지공급가격이 현행 감정가격에서 조성원가의 90~110%로 바뀜에 따라 분양가가 최대 10% 정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은 관련분야 전문가에 의한 분양가 사전검토가 의무화돼 무분별한 분양가 인상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30일 8·31 부동산정책 후속으로 재건축 합리화 방안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민 주거복지 대책’을 내놓았다.

서민 주거복지대책은 크게 △영세민 전세자금 지원 확대 △분양가 인하 △공공비축 주택 확대 등 3부문으로 짜여져 있다.

◆신용등급 낮아도 전세보증금 70%까지 대출

오는 6월부터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대출을 받지 못한 저소득층도 전세보증금(월세일 경우에는 보증금으로 환산)의 70% 범위에서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서울 5000만 원 △광역시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4000만 원 △나머지 지역 3000만 원 등으로 전세보증금 한도가 정해져 있어 한도 이하 전셋집에 대해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3자녀 이상 가구는 전세보증금 한도가 1000만 원 인상된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전셋집은 전용면적 18평 이하를 원칙으로 하지만 시·도지사가 인정할 경우 전용 25.7평 이하까지도 가능하다.

지원조건은 전세보증금의 70% 범위 내에서다. 따라서 서울은 3500만 원까지, 광역시와 나머지 지역은 각각 2800만 원, 2100만 원까지 은행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금리는 연 2.0%다. 2년 이내 일시상환해야 하지만 전세를 재계약할 경우 2회까지 연장할 수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현재는 주택금융공사 보증서를 담보로 대출을 하고 있지만 영세민은 보증을 받기 쉽지 않고, 은행 측이 요구하는 연대보증인도 구하기 힘든 실정”이라며 “영세민 전세자금 대상자 중 신용등급이 낮아 주택금융공사 보증서를 받기 힘든 저소득층이 이번 대책의 수혜대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은행의 안정적인 대출금 회수를 보장하기 위해 △세입자와 은행이 공동명의로 전세계약을 하거나 △은행이 세입자로부터 전세금반환채권을 양도받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지난해 1만9000가구에 머물렀던 영세금 전세자금 수혜가구를 매년 2만5000~3만 가구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도심 다가구 매입임대주택을 매년 4500가구로 늘려 장애인·갱생보호자 등에게 우선 지원할 계획이다.

◆택지비 낮춰 분양가 인하 유도

정부는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분양가 인하 방안도 마련했다. 이를 위해 갈수록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택지비를 낮추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지금까지 감정가격으로 공급되던 전용면적 25.7평 이하 서민용 분양주택 택지공급가격을 △수도권은 조성원가의 110% △광역시는 조성원가 △지방은 조성원가의 9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오는 6월까지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을 개정한 뒤 7월 이후 택지공급승인을 받는 지구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택지공급승인 예정인 파주 운정2지구, 2008년 공급예정인 송파 신도시 등이 분양가 인하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전용 25.7평 이하 택지공급가격이 조성원가를 기준으로 바뀌면 최대 10% 안팎의 분양가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또 택지비 인상의 주요 원인인 녹지기준 및 개발밀도 기준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택지조성원가를 추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여기에 지자체의 광역시설기반비용 전가에 따른 택지비 상승을 막기 위해 주공·토공 등 사업시행자와 지자체 간의 합리적인 비용분담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에 대해 건축·회계 등 관련 전문가의 사전검토를 거쳐 분양승인을 받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시·군·구 등이 분양승인 권한을 갖고 있었지만 과도한 분양가를 규제할 실질적인 수단이 없어 최근 판교신도시 분양에서처럼 분양가를 둘러싸고 건설사와 갈등을 빚곤 했다.

◆공공부문 주택비축 확대

정부는 거주 중심의 주택문화를 확산시키고, 시장조절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국민임대주택, 다가구매입임대, 재개발임대주택 등 소형 임대주택의 비축을 계속 늘려가기로 했다.

또 중대형 임대주택도 직접 건설하거나 매입하는 방식으로 2012년까지 매년 평균 6000가구씩 늘려갈 방침이다.